춘강 이 종 갑
눈발이 가지 끝에 꽃으로 매달리면
토끼 같은 가슴에는 한 사나흘 바람일어
그립다 나를 있게 한 지난날의 그 고향이
젊은날 고향집이 가파른 강울음으로
문풍지에 떨고 있다 베개머리 적신다
향수는 창가에 앉아 톱질을 하고 있고
목에 두른 추억들만 어제인 듯 일렁이네
수레 끌고 달려온 길 몇 말리가 휘어졌나
물방아 돌던 천개가 눈에 삼삼 걸린다
눈가에 달이 뜨면 처마 끝에 내다걸고
매화꽃 향기 이는 때묻은 찻잔 속에
마음만 눈꽃을 따라 고향집이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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