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아경(수필가)봄은 어디로 느끼는 것일까. 따사로운 했살은 두터운 외투를 벗게 하고,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움츠렸던 어깨를 펴게 한다. 산에 들에는 화사한 봄이 채색되고 거리마다 가벼운 발걸음이 넘친다. 그러나 그 행렬에 동참할 수 없다면, 진정한 봄은 온 것인가. 아직도 겨울 중인가. 꽁꽁 언 마음은 해동할 기미도 없는데 깊어지는 삼월은 봄의 절정으로 향한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 내 마음은 얼었다기 보다는 불안에 떨고 있다는 것이 더 적절하다. 어디서 무엇을 하던지 나의 안테나는 아이들의 귀가를 챙기고 체크하는데 몰두해있다...
지난 15일 치러진 제21대 총선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유례없는 압승으로 결론이 났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읽지 못하고 보수의 고정 지지층에 얽매여 있었던 게 페인이 아닐까 라는 분석이 나올만하다. 야당의 ‘정권 심판론’ 이라는 강공책이 신종 코로나 감염증 사태가 오히려 야당의 호재를 무력화시키는 요인이 됐다. 야당에서는 초기 방역 실패로 “초반 중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아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했다.”고 정부·여당을 맹공 했지만, 표심은 그에 동의하지 않았다. 세계 11대 경제강국...
최종동편집국장‘민식이 법’이 지난달 25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지난해 9월 11일 충남 아산시 모 초등학교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 어린이가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이 사고로 숨진 김민식(당시 만 9세)군의 이름을 따 개정한 도로교통법이 ‘민식이 법’이다.이 법안은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에 신호등과 안전표시, 무인교통단속용 장비 등의 설치를 의무화 하고 강화하는 ‘도로교통법 개정’과 스쿨존 내 안전운전 부주의로 인해 사망이나 상해사고를 일으킨 가해자의 처벌수위를 올리는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
김년수 (수필가, 일선김씨문충공파 종친회장)화상자찬(畫像自讚)조선 초에는 평양에 태조가 국왕이 되기 전 고려 시중으로 있을 때의 초상을 모신 영전(影殿)이 있었다. 태조는 1398년에 제1차 왕자의 난이 일어나자 정종에게 왕위를 물려준 후 태상왕이 되어 북쪽 함흥으로 갈 때 평양에 들러 자신의 옛날 초상화를 보고 시를 지었다. 薄相胡爲在此中(박상호위재차중) 深思此理故人風(심사차리고인풍) 朝鮮始祖雖稱號(조선시조수칭호) 德乏前賢愧不窮(덕핍전현괴불궁) "박복한 관상이 어이 이 안에 있는가 조선의 시조라고 일컫는다만 덕이 옛 현군보...
세상에는 공짜가 없습니다. 또한 내 것도 없습니다.불교용어에 “실지본무失之本無”란 말이 있습니다. “본디 내 것은 없다”란 말이지요.맞습니다. 살아생전에 영원히 내 것 인양 애지중지하던 것들도 때가 되면 모두 두고 가야하는 게 인생살이입니다. 우리는 단지 관리자 역할만 하다 그냥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 뿐 이지요.이처럼 재물이란 있다가도 없는 허무한 것이지만 지식과 지혜는 재물과는 별도로 우리 인간들은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배우고 익혀야합니다. 일찍이 장자莊子께서는 “오생야유애吾生也有涯, 이지야무애而知也無涯 ”라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6·25는 난리도 아닙니다.” 요즘 국민 대다수가 겪는 심적 고통을 표현한 말일게다. 지금은 그나마 거리에 유동인구가 조금씩 늘고 있지만, 한동안은 적막한 거리여서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모두가 듣도 보도 못한 ‘우한코로나 바이러스 창궐’ 소식에 아연실색 그 자체다. 모두가 다 힘들어 한다. 어려운 국민이 어디 자영업자뿐이겠나 만, 특히 소상공인, 그 가운데 영세 음식점의 실상은 차라리 눈물겹다. 대가야읍에서 식당을 경영하는 P씨(여, 62세)는 “개업 20여년 만에 처음 겪는 일이라 그저 망연자실이란 표...
마스크 몇 개 사려고 점포가 문 열기도 전에 2~3시간씩 줄을 서고 그 줄이 몇 백 미터나 늘어서는 광경을 언론에서 자주 보는 희한한 요즘 풍경이다. 이른바 ‘마스크 대란’이다.세계11위 경제대국이 어쩌다 마스크 공급 제때 못하는 나라가 됐나? 살면서 들어본 적도 없고 처음 겪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지금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다. 수년 전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던 부류에서 “이게 나라냐?”하면서 핏대를 세우더니 마스크 대란이야말로 “이게 나라냐?” 한다면 그들은 뭐라고 변명할지 자못 궁금하다.현 정치권에서 정치를 잘 못하는 일이 ...
윤성희(수필가/예비사회적기업 ㈜은빛세상 대표)요즘 코로나 19로 인해 졸지에 시간 부자가 되어 당황스럽기 짝이 없다. . 사실 나이 들어가면서 시간부자 되는 게 당연한 현상이지만 준비 없이 얼떨결에 맡겨진 시간부자 역할이 엄청 부담스럽다.원래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최대한 그 가치를 살리며 사는 게 세상에 태어난 소명으로 알고 사는 철학을 가진 터라 무상으로 맡겨진 시간이나마 무의미하게 흘려보내는 것이 아까워서 무척 당황스럽다.그런 연고로 하다못해 누워서라도 상상이나 공상을 하면서 일을 만든다. 이것저것 세상에 널려 ...
정아경(수필가)요즘 내가 좀 이상해졌다. 이런저런 친구들 모임에 나가면 이야기에 집중을 못하고 구석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말귀를 못 알아듣는 숙맥같이 건성 따라 웃기만 한다. 몸은 모임의 공간에 두고도 생각은 읽다 만 글에 가 있으니 보나마나 내 눈빛도 허허했을 것이다. 혹시 이런 것이 중독현상인가? 모임이 길어지면 초조해지고 슬며시 짜증이 날 때도 많다. 이건 금단현상이 틀림없는데, 그렇다면 내게도 고지가 멀지 않는 것인가?늦깎이로 공부를 시작한 나는 요즘 학교와 도서관을 오가며 지낸다. 그러는 내가 심란해 보이는지 친구들은 ‘...
수필가 김년수(일선김씨 문충공파 종친회장)유래 없는 온난한 겨울 기후 덕에 늙고 병든 사람 지내기 딱 좋은 겨울이었는데, 게다가 우수도 엊그제 지난 19일이었는데, 대구 경북지방에서는 코로나-19 전염병이 창궐해 얼어붙은 정국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정국을 빗대어 요즘 정치 현실이 "봄은 오는가 하는데 봄이 아닌"(春來 不似春) 실상이 여실하다.정치가 바르게 가야 모든 것이 바르게 돌아간다는 옛 성현의 말씀이 불 보듯 확실한 진리이거늘 프레임에 갇혀 움직이는 세력들의 정치적 꼼수는 망나니 수준이다.입춘. 우수가 ...
정아경(수필가)서울을 다녀왔다. 여럿이 가는 것도 즐겁지만 혼자서 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무리 속에서 정신없이 보내는 나날이 많다보니 홀로 열차를 타는 시간의 여유가 기다려지기도 했다. 해서 읽고 싶어 사두었으나 읽지 못했던 제법 두툼한 책까지 챙겨 밀회를 떠나듯 기차를 탔다. 열차는 생각보다 조용하지는 않았다.지인과 나란히 앉아 다닐 때는 들리지 않던 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주변 승객들의 담소보다는 규칙적으로 알리는 안내방송이 귀에 거슬렸다. 그것은 모처럼 내면이 안정되어 평소에는 느끼지 못했던 것이 들렸을 것일 수...
홍지만(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문재인 대통령이 남대문 시장을 방문하면서 우한 폐렴에 공포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했다. 현장 악수도 재개했다. 이는 위축된 국민을 다독거리는 행보로 좋은 것이다. 그런데 의아스럽다. 겁낼 필요가 없다면 왜 마스크를 썼을까. 이걸 어떻게 봐야할까. 메르스가 한창이던 2015년 6월 당시 새정치연합의 문재인 대표는 메르스대책 특위위원장이었던 추미애 의원과 서울 의료원을 방문하며 마스크를 썼다. 당시 사진을 보면 의료원 관계자는 마스크를 벗고 설명했지만 두 사람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오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