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시조시인 春江 이종갑 잘 익은 풍경 위로 나뒹구는 달을 보며절룩이며 오던 가을 홍역에 걸렸는지 불타듯 붉어진 산이 낙조가 무색했다 뚝뚝 농염의 피로 짓물러 떨어지는한 장의 낙엽 속엔 얼룩진 숱한 사연 쓸쓸한 고독의 뜰에 아픔으로 쌓인다 들판에 가로 누운 강물을 바라보며내 작은 우주 속에 위성 하나 띄워 놓고누군가 그리워하는 사유의 시간이다.
시인 叡松 이용수 자유를 사랑하고 갈망하는용기 있고 슬기로운 사람들이함께 모여 세운 나라 위대한 미합중국! 부드럽고 강렬한자유의 여신이 앞장서서 선도(善導)하고 있누나, 모든 사람, 모든 것 다 자유롭게 하고그래서 뛰어난 지혜들 모두 모아 부강하고 위대한 나라로. 저 밝고 빛나는여신의 횃불 온 세계를 비추고 있나니 오, 저 밝은 횃불 영원히 빛나거라!
서상조(시인·소설가) 어떤 주검 길을 제집으로 삼았던 길냥이외롭고 모진 삶을 끝내 못 버티고죽음의 길로 들었나 보다 세상에 미련 하나 없어 보이는 그 주검,누군가 길가 풀숲에 던져 놓았다 수습할 가족이 없으니풀숲에서자연장이 되어지고이듬해 유난히 우묵한 풀숲으로다시 살아났다 네발짐승이 풀로 환생하여내게 던지는 한마디,‘너는 다음 생에 풀 한포기라도 되어지겠느냐?’ 강 바람이 시간이...
진금선(스토리텔링 동화연구가) 무료 공연 구름이 까아만 옷을 갈아입으면통통통통 빗방울이 연주를 시작해요 마당의 세숫대야 탕탕탕탕우산 위에서 톡톡톡톡쓰레기 봉지 토독토독처마 밑 큰 빗방울 뚜욱뚜욱 촤아아아 자동차 지나가며간주 한 번 넣어주고강물이 볼록하게 배를 내밀어빠른 물살로 노래를 불러요 쿵짝쿵짝 연주가 울려 퍼지면나무와 꽃들도 흥겨워 어깨를 들썩이지요 누구나 들을 수 있는신나는 빗방울의 연주는언제나 무료 공연 작가 프로필 진금선-스토리텔링 동화연구가, 시조 ...
우리 집 할미꽃 시인 叡松 이용수 장미보다 더 아름다워라.국화보다 더 아름다워라. 안쓰러워 더 아름답네.미안해서 더 아름답네. 어렵던 지난날 생각하면 눈시울 뜨겁게 하는 오, 내 사랑우리 집 할미꽃!
가을에 떠난 여인 시인·수필가 景山 김영식 가을 비속에 우산도 없이울며 떠난 옛 여인이 그립습니다 추적추적 온 종일내 가슴을 적시고단풍 잎 비바람에고운 임 다 떠나간데요 10월은 小春이라는데조석의 찬바람은 저 만치서 겨울을 재촉하고 호젓한 오후 한 때정원의 곱던 단풍도한 잎 두 잎 낙엽져가고 송죽매 같은 임은 정녕한마디 언약도 없이바람같이 그렇게 속절없이떠나야 한단 말입니까
시인 문성희 상쾌한 바람 청명한 가을 하늘오곡백과 풍년으로 농심은 풍요롭고들녘 지평 가득 황금물결 채울 때가족화합 동민화합 한가위를 맞았구나 용두산 바라보며 마주 앉은 죽마고우막걸리잔 기울이면 추억마저 익어간다정성으로 빚은 음식 조상 음덕 기리면서뒷동산 성묫길이 자손 도리 일깨우네 아옹다옹하지 말고 넉넉한 마음으로어렵고 힘들다는 넋두리도 좋지만은부질없는 생각일랑 모두 내려놓고풍년가를 노래하며 다시 한 번 뛰어보자 * 용두산-개진면 양전리 앞산(독산)
시인 김청수 벌초한다고 날 잡았는데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고향 집 앞마당에 들어서니아버지가 심어 놓은 늙은 자두나무우산을 활짝 펼치고 반긴다 開化堂에 앉아 伯兄과 차를 나누고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에 귀를 열고간밤 참새 한 마리 처마 밑 전깃줄에 앉아졸고 있던 측은지심 이야기 듣다게걸스럽게 살아왔던 어느 도시의 모퉁이에 비를 피하던해 질 무렵의 어린 영상이 떠올라가슴이 뜨거워질 때 접무봉과 화개산방 사이 쌍무지개가 걸렸다무지개다리 위에서 아버지 한 말씀 던지신다그래도 너희는 좋은 세상에 살고 있다오늘...
시인 叡松 이용수 안 부 그때는 몰랐습니다그때가 참 좋았습니다 헤어지고 나서날이 갈수록 그때가 그리워지네요자꾸만 보고 싶어지네요 건강하시죠?건강하세요! 드리는 말씀은 이 말씀뿐 정작 하고 싶은 말씀은끝내 못 하겠네요. 작가 프로필예비역 육군 소장
시인·시조시인 이종갑 추석(秋夕) 휘어진 허리를 일으켜 세운다비질한 앞마당엔 멍석이 깔려 졌고새떼가 회귀를 하듯귀향하는 저녁입니다 감나무 어깨위로 달은 밝아 높이 있고다정도 다감이라 담을 넘는 박장대소은하가 이슬에 젖어달을 잊은 밤입니다 어둡던 고샅길 마다 쏟아 논 환한 불빛손을 잡는 그릇마다 다듬이질 하고 있다사람이 산다는 것이활짝 핀 코스모스 같아 분분한 제례 성묘 왁자지껄 그 뒷자리풋감진 감꼭지처럼 허전하고 쓸쓸하여비맞은 빨래 줄처럼눈가에 맺힌 이슬
시인 문성희 풀잎 가냘픈 풀잎이라 얕보지 마라 누울 때 눕고 설 때 설 줄 아는내게도 지조가 있다.밤에 내린 파편에 상처 난 몸에도햇살이 내리면 진주가 되니인연의 끈 참 질기기도 해라.예쁜 꽃잎 바람 타고 낙화유수 춤출 적에텅 빈 꽃술 알몸이 되었네.벌거벗은 몸으로 동장군 맞이하니이 또한 환희를 꿈꾸는 인고가 아니던가.살 곳처럼 성이 나면 파란 하늘에칼이 되어 춤을 춘다. 가냘픈 풀잎이라 얕보지 마라. ////////////////////// 폭염 헐떡...
시인 유윤희 검붉은 노을 부서진 맹세의 파편사납게 심장에 박혔다 팔뚝에 펄떡이는 맥박을 느낄 때마다가슴속 저미는 아픔을 삼키며서러운 당신을 본다 그리움이 굽이치는 강물 위에검붉은 노을이 흐른다 노을보다 더 붉은 분노 속에당신과 내가 흐른다 처음 만난 곳으로 가자고 흐른다지금 가자고 흐른다 음습한 이성 나부랭이 없고허접한 인간들의 공허한 말 없는반짝이는 시간이 눈부시게 춤추는그곳으로 작가 프로필 영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유성철망 개비온산업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