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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의자

기사입력 2023.08.1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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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문익 시인.jpg

    시인 이문익

     

     

    네 체온이 묻어날 것 같은
    빛바랜 빈 의자에는
    나른한 햇살이 졸고 있고
    서산 노을에 가슴이 젖은 바람
    빈 의자에 비켜 앉아
    회상의 먼 바다에 잠들면
    수은등 불빛 피어나는
    어스름 강변에는
    풀벌레 소리 맑은 은하수를 이루고
    깊어가는 소설한 밤
    윤슬 따라 흔들리는 갈꽃 향기
    사방이 가을로 가득한데
    갈 곳 잃은 고즈넉한 달빛
    빈 의자에 기댄 채
    검푸른 강만 하염없이 바라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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