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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세월을 그리다

기사입력 2023.07.21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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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문익 시인.jpg

    이문익<시인>

     

    주홍빛 노을이
    낮게 흐르는 강가에
    회상에 젖은 바람이 불어오면
    붉게 물든 하늘은
    노을이 빚어낸 눈부신 오선지에
    세월이라는 악보를 그리고
    바람은 쪽배를 타고
    비켜 가버린 세월 속 나목에 앉아
    바이올린 연주를 하지만
    시린 눈밭에서
    눈荀을 키우는 산 목련처럼
    잠자던 시어들은
    서걱거리는 갈밭에서 꿈을 키우고
    시는,
    세월의 뜨락에 흔적을 모아
    뒹구는 낙엽에 그리움 엮어 세월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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