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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대가야에 들다

기사입력 2023.05.19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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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설자.jpg

    주설자<시인>

     

     

    흰 뼈마저도

    흙이 되는 까마득한 세월

    발굴의 솔질에 다시 깨어난다


    살다가 묻힌 자는

    세상 밖으로 나오려는지

    백골로 누워 있다가

    가지런한 잇바디 다물지 못한 채

    할 말이 있다고

    푹 꺼진 눈으로 나를 올려다본다


    대가야의 바람이 스쳐가고 

    불현 듯 그날의 울고 웃는 소리도

    저 언덕 너머 아련히 들려오는 듯하다

    오래 삭으면 고요가 되는가

    오로지 기나긴 침묵만이

    가야인들의 무덤을 감도는데


    문득 우륵이 켜는 가야금 소리에

    풀잎들이 귀를 기울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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