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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껍게 옷을 입는 그런 날이 잦아졌다

기사입력 2022.11.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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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갑 홈페이지용.jpg

     

    이 종 갑<시인·시조시인>


     

     

    두껍게 옷을 입는 그런 날이 잦아졌다
    어두운 고샅길을 울며 가는 가랑잎들
    뒷산에
    걸린 조각달
    입술이 시퍼렇다

     

    창앞에 잎 다 지운 라일락을 짚고 서면
    덧없이 흘러버린 한생이 휘감기고
    조용히
    고요를 찢는
    냇물소리 처연하다

     

    목없는 수수대가 팔 내둘러 더듬는 밤
    바람이 시려운 듯 하나둘 불도 꺼지고
    멀리서
    개짖는 소리
    적막이 흔들린다

     

    내다 버리고 싶은 무거운 이밤을
    하얀 저 떨림은 또 누구의 흔들림인가
    바람에
    눈물을 짓는
    별들이 수심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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