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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대가야체험축제 시화전 출품작)

기사입력 2022.10.07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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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상조(홈페이지용).jpg

    서상조(시인·소설가)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한다는 것은
    내게 더 이상 슬픔이 아니다
    슬픔도 주어진 분량이 있어
    사막의 물처럼 고갈 되었고
    시간은 무심의 눈빛처럼 싸늘하여
    네가 떠났어도 꽃들은 피었다 지고
    별들은 하늘에 오르는데

    그러나 슬픔이 말라붙은 자리에도
    또다시 그 씨앗은 이끼처럼 질겨
    문득, 어느 여름날
    폭풍우처럼 일어나
    마음을 휘몰아치지만
    이 땅에는 떠나는 것이 너무도 많아
    예사로이 여겨야 될 것일 뿐
    나는 오늘도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할 것들을 스치면서
    너무 그리워하거나 슬퍼 말기로
    아프게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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