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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풀을 키운 연유

기사입력 2022.04.08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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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상조(홈페이지용).jpg

    시인·소설가  서상조

     

     

    들풀을 키운 연유
    -대가야의 기운은 산야에 남아

     

     

     

    마주한 바위에 피가 돌아
    천년 사랑을 나눈들
    뉘 있어 그 사연 온전히 전하리오

     

    맹문 없는 사가(史家)의 책갈피는 접어라
    빛나던 금관이 바람에 부스러져
    허공에 흩어진다 할지라도
    눈 감고 볼 수 있는 현자가 있다면
    그 가슴에 금관은 다시 일어서리라

     

    기개는 빛을 휘당겨 태양을 잡고
    영광은 송화처럼 뜰마다 내렸지마는
    마지막 일성에 방울 눈물이야
    구름을 일구고 뚝 뚝 슬픔을 내려
    백성처럼 어여삐 들풀을 키웠나니

     

    하얀 제비꽃이 피거든 가슴으로 보아라
    긴 세월 울다 빛바랜 구름
    그늘로 지나가는 하얀 꽃잎엔
    애절히 전하는 유한(遺恨)이 있어
    바람 아닌 흐느낌에 떨고 있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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