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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청수
마당 한 귀퉁이
한 여인이 울고 있어
누구냐고
묻고 싶었으나
조심스러웠다.
초록 치마,
비바람에 휩쓸리며
오체투지로 버티고 있었다.
허연 머리 풀어 헤치고
고개 숙인 채
어느 전생의 곡비(哭婢) 소리는
길을 잃어,
길을 찾고 있었다.
김청수 시인, 전국계간문예지 우수작품상 수상
詩 ‘불두화(佛頭花)’ 수상작으로 선정
김청수(55, 사진) 시인(한국문인협회 고령지부장)은〈시와 사람〉詩 ‘불두화(佛頭花)’가 2021 전국계간문예지 우수작품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 시인은 근작 시집 ‘바람과 달과 고분들’에서도 한국 원형미학의 아름다움을 ‘고분’을 통해 절실하게 그렸다는 평을 받은바 있다. 김 시인 그만의 독창적 시의 무늬와 풍경 이미지는 토착 정서와 감성을 자극한다. 특히 수상작 ‘불두화(佛頭花)’는 ‘불두화’와 ‘여인’의 은유를 통해 한국적 불교의 깊이를 탐색한 작품이다.
김청수 시인은 수상 소감에서 “시는 길 위에서 태어나 새길을 찾아 나서는 작업이다. 그 추동에 의해 나도 모르는 중력의 힘에 이끌려 시작(詩作)에 전념해 왔다.”며, “홀로 고요히 사색하고 개울가에 앉아서 물이 풀어내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햇빛이 꽃에 말을 걸고 있다.”고 했다.
김 시인은 “바람의 마음을 읽는 것은 시인의 몫이다. 산새들이 날아와 들려주는 시 한 줄, 이 모든 일들이 생생한 꿈처럼 벌어진다.”며, “나는 시가 오지 않으면, 늘 어머니의 부재를 떠올린다. 그러면 거짓말처럼 시가 떠오른다. 그 슬픔의 시학이 나를 높이 끌어 올려 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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