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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산책 / 여름밤

기사입력 2021.07.3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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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갑 홈페이지용.jpg

     

    春江 이 종 갑

     

    여름밤

     

    열대야가 사립열고 난동하는 시간이다
    마당에 멍석 깔아 모깃불 피워놓고
    하나 둘
    별을 세면서
    바람을 불러본다

     

    원폭도 수폭도 아닌 찜통같이 무더운 밤
    냇물소리 귀에 걸고 추억을 더듬으며
    두견이
    애달픈 사연
    그 사연을 읽노라면

     

    뜨겁게 지고온 삶 덧없이 무너지고
    노을진 언덕에서 회한에 젖노라면
    조용히
    흐르는 땀이
    내안의 울음 같아

     

    풀벌레 잠이 들고 고요만 일렁이는데
    마음만 삼경 넘어 그 먼 봄에 돛을 달아
    실연한
    달빛을 안고
    뒤척이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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